2025 김동률 콘서트 ‘산책’의 첫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KSPODOME까지 간 1부, 공연장에 좌석과 셋 리스트를 작성한 2부가 정보 위주였다면,
이번 3부 포스팅은 제가 공연을 관람하며 느낀 감정들을 정리한 포스팅입니다.
※ 시작하기 앞서: 이전 글이 궁금하시다면
콘서트 기본 정보와 교통 편이 설명된 1부
공연장 설명, 제가 앉았던 좌석, 셋 리스트가 정리된 2부
1. 디테일 덕후라면 환장할 콘서트
“먼지처럼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여서 무언지 모를 ‘다름’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 김동률 –
콘서트를 관람하고, 관람을 마치고 제 머릿속에서 이 콘서트를 표현하는 단어는 ‘디테일’이었습니다.
김동률 콘서트에 대한 내용을 검색하다 보면 항상 “디테일이 대단하다 or 미쳤다.”라는 반응을 보게 되는데요.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처음 콘서트를 가 본 사람도 200%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공연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공이 들어갔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콘서트에 간 이유는 원래부터 동률 옹을 좋아한 것도 있지만,
이 콘서트의 반응을 보고 “그래?” → “대체 어떻길래…” → “직접 보고 싶은데” → “가보고 싶다”로 저의 사고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디테일 성애자’인 제가 디테일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는 그의 콘서트를 가게 된 것은 필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후술하겠지만 연출, 조명, 셋 리스트, 세션 등 콘서트 모든 것에 디테일들이 숨어 있어 굉장히 감탄하며 공연을 즐겼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은은하게 디테일이 드러나는 것이었어요.
‘자 봐줘! 내 콘서트는 이렇게 완성도가 뛰어나!’처럼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 무대는 이렇게 해서 완성도를 높여야지?’처럼 추구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고심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연출했는지를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오빠 나 오늘 변한 거 없어?”라는 말을 듣고 식은땀을 흘려가며 어떤 것이 변했는지 찾아내는 것보다,
“어?! 너 오늘은 귀걸이가 바뀌네?!”처럼 보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의도를 찾아내도록 한다면 그 아름다움이 더욱 의미 있고 가치있게 받아들여지게 되니까요.
2. 저절로 귀를 기울이게 되는 부드러운 멘트
동률 옹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은 멘트 하나하나에도 묻어납니다.
“규정으로 인해 제 콘서트에서 촬영을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하면 끝날 멘트조차
“촬영을 하시면 공연하는 저희는 눈이 부시고 여러분들은 공연의 즐거움을 놓치게 되시니 잠시 넣어두고 오직 눈과 귀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표현해 주셨어요.
이후 이 곡은 어떤 앨범에 수록되었는지, 콘서트에서는 어떤 점이 바뀌는지, 이 곡을 대하는 마음은 어떤지 등이 너무나도 흥미로웠습니다.
멘트를 듣던 저는 ‘어떻게 저렇게 말을 차분하고 예쁘게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의 숨소리, 소리 하나하나에도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게 되더군요.
공연이 끝난 후 집으로 가는 시외버스에 몸을 실은 다음 기억나는 멘트를 곱씹으며,
‘나도 차분한 매력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다짐을 할 정도로 인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3. 서로 다른 분위기와 매력을 가지고 있는 1, 2부 공연
이번 글부터는 콘서트에 대한 스포일러가 녹아 있으니 이점 주의하시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조명이 바뀌면서”The Concert”가 시작되면서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막이 오르지 않고 곡만 나와 처음에는 ‘신선하다’라고만 생각했는데 가사 내용에 따라 무대가 연출되는 장면을 볼 때는 ‘이것을 보기 위해 서울로 왔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서트는 1부, 인터미션, 2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1부는 잔잔한 발라드 콘서트, 2부는 뮤지컬이 접목된 흥겨운 콘서트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2부의 시작을 알리는 시작&동화와 황금가면까지 이어지는 무대에는 다양한 소품과 공연자들이 함께하는데요.
짧은 시간 동안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아 굉장히 감동적이면서 흥분되는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공연 후반에는 피아노가 등장하는데요.
동률 옹이 피아노를 향해 걸을 때 나는 발소리,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기까지 흐르는 정적은 스릴러 영화르 보는 것이 아님에도 저를 긴장하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앙코르 공연에서는 전람회의 곡 ‘첫사랑’과 ‘기억의 습작’이 흘러나오는데요.
첫사랑 공연이 끝나고 일시적으로 故 서동욱 님을 추모하는 문구가 모니터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추모의 의도와 공연, 세련됨을 모두 녹여낸 것을 알 수 있어 소름이 돋았습니다.
130분의 시간 동안 제 감정의 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기대(콘서트 시작) → 차분함(1부) → 신비함(2부 시작) → 흥분(황금가면) → 감동(2부 나머지) → 여운(앙코르)
4. 성숙한 관객 매너
이번 콘서트에서 놀랐던 또 하나의 요소는 성숙한 관객 매너였습니다.
초반에는 공연이 시작되었음에도 영상 촬영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어 눈살이 찌푸러졌는데
공연을 즐겨달라는 멘트가 끝나자마자 모든 촬영이 꺼지고 관객들이 공연에만 집중하셨기 때문이죠.
소리를 지르거나 잡담을 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온전히 공연에 몰입할 수 있었던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숙한 시민들만 모이는 자리에 저도 껴서 격조 높은 공연을 보는 듯한 우월감이 들어 묘하게 기분 좋았습니다.
5. 유일하게 아쉬웠던 두 가지
‘산책’ 콘서트는 완성도 높고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 시간이었지만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물론 공연 자체에 문제는 하나도 없어요.
그저 전부 개인적인 아쉬움일 뿐이니 이점 참고해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가. 상수가 가려지는 좌석
콘서트를 처음 갔던 저는 오로지 ‘가성비’에 몰두하여 B 구역을 예매했습니다.
제가 앉은 곳이 무대 상수 쪽이라 본 공연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세션이 완전히 가려지는 문제점이 발생하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무대가 연출되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반만 보게 된 점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나. 이 두 곡을 듣고 싶었는데…
두 번째는 ‘셋 리스트’였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그게 나야’와 ‘Replay’를 흥얼거릴 정도로 좋아하는데요.
이번 콘서트에서 이 두 곡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콘서트를 관람했다가 결국 듣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 두 곡만 나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모르는 곡들이 나와 잠시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물론 공연이 끝난 다음 유튜브를 통해 콘서트 셋 리스트의 곡을 들으며 제가 이때까지 모르고 있던 곡을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좋았지만 너무나도 바라던 곡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다음에는 꼭 좋은 자리를 선점한 다음 제가 원하는 두 곡을 들을 때까지 콘서트를 다녀야겠습니다.
오늘도 제 포스팅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